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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초등학교 첫 등교|영어 못하는 아이, 미국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by 차차리포터 2026. 8. 11.

 

미국에서 1년을 살기로 결정하고 집을 구할 때, 저희 부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들의 학교였습니다.

GreatSchools에서 학교를 찾아보고, 

남편은 Reddit에서 실제 거주자들의 이야기를 읽어보고, 

Redfin에서는 학교 주변의 집까지 하나하나 비교했습니다.

그렇게 고민 끝에 Hancock Park Elementary School 주변에 집을 구했고, 

드디어 아이들의 미국 학교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학교를 고르는 것과 아이를 실제 미국 학교에 보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특히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걱정이 하나 있었습니다.

‘영어를 잘 못하는 아이가 미국 학교에서 하루 종일 어떻게 지내지?’

 

첫째는 영어를 꽤 잘하는 상태에서 미국에 갔지만, 둘째는 이제 막 파닉스를 접하기 시작한 정도였습니다.

그런 아이를 하루아침에 영어로 생활하는 교실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별별 걱정이 다 들었습니다.

그런데 1년을 보내고 돌아온 지금 생각해보면, 

아이보다 훨씬 겁을 먹고 있었던 사람은 엄마인 저였던 것 같습니다.

 

 

학기 중간에 시작한 미국 학교, 2학년과 Kindergarten

저희가 미국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학기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그래서 첫째는 2학년, 둘째는 Kindergarten으로 미국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새 학년이 시작되면서 첫째는 3학년, 둘째는 1학년이 되었습니다.

학교 등록 과정은 다행히 정착서비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정착서비스를 도와주신 분과 만나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함께 학교를 방문했습니다. 

학교에서는 등하교 시간과 기본적인 학교생활 등에 대한 안내를 받았고, 

등록 절차를 마친 뒤 그다음 주부터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에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집부터 자동차, 휴대전화까지 처리해야 할 일이 한꺼번에 몰려 있었는데 

미국 학교 등록 절차까지 저희끼리 처음부터 알아봐야 했다면 훨씬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때만큼은 정착서비스를 이용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Andy 아저씨,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정착서비스를 도와주신 분을 부르던 애칭이었습니다. 

지금도 ‘Andy 아저씨’라는 말을 하면 미국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그때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만난 또 하나의 반가운 존재는 오피스에 계셨던 한국어가 가능한 Billy 선생님이었습니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은 저에게는 정말 가뭄 속 단비 같은 존재였습니다.

아이의 학교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는 작은 것 하나라도 혹시 제가 잘못 알아들을까 신경이 쓰였습니다. 

그런데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한국어로 물어볼 수 있는 분이 학교에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실 일은 없겠지만, 빌리 선생님 정말 감사했습니다! :)

 

 

미국 학교 등록 전 챙겨간 영문 예방접종 기록

 

 

아이들과 미국에 갈 준비를 하면서 미리 챙긴 것 중 하나가 영문 예방접종 기록이었습니다.

저희는 출국 전에 한국에서 아이들의 예방접종 기록을 영문으로 발급받아 가져갔습니다.

현재 LAUSD의 신규 학생 등록 안내에서도 예방접종 기록을 비롯해 

학생의 나이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와 거주지 증빙 등을 등록에 필요한 자료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학교 입학 시 학생의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며, 

학년과 접종 시기 등에 따라 필요한 접종 요건이 정해져 있습니다.

다만 저희가 미국 학교에 등록했던 당시와 현재의 세부 기준은 달라질 수 있으니 

미국 방문연수나 주재원 생활을 준비한다면 

출국 전에 해당 교육구와 학교의 최신 등록 기준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는 영문 예방접종 기록을 미리 준비했고 학교 등록 과정도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등록을 마치고 나니 이제 정말 현실적인 걱정이 시작됐습니다.

 

 

아이들이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을까?

영어를 잘했던 첫째, 파닉스를 막 시작했던 둘째

 

첫째는 미국에 가기 전부터 영어를 꽤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래서 첫째가 영어 때문에 학교생활을 힘들어하지는 않을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Kindergarten에 들어간 둘째였습니다.

당시 둘째는 이제 막 파닉스를 접하기 시작한 정도였습니다.

선생님이 하는 말을 못 알아들으면 어떡하지?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말은 할 수 있을까?

친구가 말을 걸었는데 알아듣지 못하면 어떡하지?

수업시간에 다른 아이들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혼자 앉아 있으면 어떡하지?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도 전에 제 머릿속에서는 온갖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아이들의 적응 방식은 어른인 제가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습니다.

둘째가 갑자기 영어를 잘 알아듣게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의 행동을 보고, 친구들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따라 하고, 

매일 반복되는 학교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익혀갔습니다.

말 한마디 한마디를 모두 알아듣지 못해도 상황을 통해 이해하는 것이 생각보다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아이들의 적응력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할 수도 있겠구나.

 

 

학교에 들어가자마자 봤던 영어평가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아이 모두 영어 능력을 확인하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신이 없었던 때라 

시험의 정확한 이름까지 기억하지 못했는데, 

현재 캘리포니아 교육당국과 LAUSD의 안내를 기준으로 보면 

당시 아이들이 받은 평가는 

**Initial ELPAC(Initial English Language Proficiency Assessments for California)**이었던*것으로 보입니다.

Initial ELPAC은 캘리포니아 공립학교에 처음 등록하는 학생 가운데 가정에서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된 학생의 영어 능력을 처음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영역을 평가하고 그 결과는 영어 학습 지원 필요 여부 등을 판단하는 데 활용됩니다.

 

첫째는 영어를 잘하는 편이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둘째는 달랐습니다.

‘이제 막 파닉스를 시작한 아이인데 결과가 어떻게 나오려나.’

걱정했는데 예상과 달리 두 아이 모두 별도의 영어 지원 수업 없이 일반 수업에 참여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별도의 영어 수업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 학습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실제로 어떤 프로그램이 제공됐는지는 직접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둘째에게는 영어 실력보다 제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일이 생겼습니다.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라, 한국어를 너무 많이 써서?

 

 

둘째가 들어간 Kindergarten에는 한국 친구들이 꽤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릅니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어린아이가 갑자기 미국 학교에 들어갔는데 

자기 말을 알아듣는 친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놓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둘째가 미국 학교에 생각보다 쉽게 적응할 수 있었던 데에는 한국 친구들의 역할도 컸던 것 같습니다.

낯선 교실에 들어갔는데 말이 통하는 친구가 있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 옆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어린 둘째에게 꽤 큰 안정감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걱정했던 것과 달리 둘째는 학교에 가는 것을 힘들어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친구들을 만나고 학교에 가는 것을 즐거워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예상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듣게 됐습니다.

둘째가 한국 친구들과 한국어를 너무 많이 사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니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많이 사용했고, 

선생님께서 영어를 조금 더 사용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씀하시기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허탈하면서도 웃음이 났습니다.

한국에서는‘영어를 못해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어떡하지?’

하고 그렇게 걱정했는데,

정작 미국 학교에 와서는

‘한국말을 너무 많이 하니 영어를 조금 더 사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저는 이것조차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1년이라는 짧은 미국 생활만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영어만 사용하는 환경에 놓이는 것이 영어를 배우는 데에는 더 유리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당시 둘째는 Kindergarten에 들어간 어린아이였습니다.

저에게는 영어를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보다 

아이가 낯선 나라의 학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즐겁게 다니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한국 친구들이 그 시작을 편안하게 만들어주었고, 

학교라는 공간에 익숙해진 뒤에는 자연스럽게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도 넓어졌습니다.

 

 

‘나와 다른 친구’가 아니라 그냥 ‘내 친구’

 

아이들이 다닌 학교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한국 친구뿐 아니라 서로 다른 모습과 언어, 문화를 가진 친구들이 한 교실에서 자연스럽게 어울렸습니다.

그 안에서 둘째는 참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아이에게는 피부색이 다르고, 집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것이 누군가와 친구가 되는 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나와 다른 친구’가 아니라 그냥 ‘내 친구’였습니다.

누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를 

어른들처럼 의식하거나 구분하지 않고 마음이 맞으면 함께 놀고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그 모습이 참 좋았습니다.

어쩌면 둘째가 미국 학교에서 얻은 가장 큰 경험 중 하나는 영어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친구들과 한 교실에서 생활하면서 

나와 다른 모습이 특별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몸으로 경험한 것.

그것이 아이에게 남은 더 큰 배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고 해도 

저는 한국 친구들이 많은 학교에 들어간 것을 아쉬워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친구들에게 의지했고, 

그 덕분에 학교에 편안하게 적응했고, 

그 안정감을 바탕으로 다양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으니까요.

 

 

영어는 그 과정에서 조금씩 따라왔습니다.

아이보다 더 걱정했던 사람은 엄마였습니다

미국으로 떠나기 전 저는 아이들 걱정을 참 많이 했습니다.

특히 파닉스를 막 시작한 둘째를 미국 학교에 바로 보내도 되는 것인지 걱정했고, 

‘영어를 조금 더 시키고 갔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고 나니 적어도 저희 아이들에게는 

영어를 완벽하게 준비하고 학교에 들어가는 것보다 그 환경 속에서 직접 생활하며 배우는 힘이 훨씬 컸습니다.

물론 모든 아이가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의 성격도 다르고 영어 수준도 다르고, 다니게 되는 학교와 교실의 환경도 다릅니다. 

저희 가족의 경험만으로 ‘영어를 못해도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미국 방문연수나 주재원 생활을 준비하면서 아이의 영어 때문에 

당시의 저처럼 걱정하고 있는 부모님이 있다면 저희 가족의 경험이 작은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보면 아이들은 제가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자기 방식대로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적응하고 나자 그제야 

제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미국 초등학교의 다른 모습들이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GreatSchools의 점수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학교의 분위기, 

담임선생님에 따라 달라지는 수업, 처음에는 꽤 낯설었던 기부금 모금 문화, 

저학년 때 생각보다 많았던 만들기 숙제, 

매주 월요일 전교생이 함께 모였던 시간, 그리고 매달 친구들의 성취를 함께 축하했던 시상식까지.

한국의 학교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참 달랐습니다.

특히 친구가 상을 받았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주던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생각이 참 많아졌습니다.

 

GreatSchools의 숫자로는 알 수 없었던 미국 초등학교의 진짜 모습은 어땠을까요?

그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이어서 써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