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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의 GATE선정!! 기뻣지만 또 다른 고민의 시작

by 차차리포터 2026. 9. 17.

미국에서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면서 가장 바랐던 것은 아이들이 낯선 환경에 잘 적응하고 즐겁게 학교에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 첫째는 미국 학교생활에 빠르게 적응했고, 친구들과도 잘 지내며 학교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첫째가 학교에서 봉투 하나를 가져왔습니다.

안에는 그래프와 퍼센트가 표시된 낯선 결과표가 들어 있었습니다.

천천히 읽어보니 GATE(Gifted and Talented Education)*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안내였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기뻤지만 곧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GATE가 정확히 뭐지? 그리고 선정되면 이제 무엇이 달라지는 걸까?’

그날부터 저희 부부의 GATE 검색이 시작됐습니다.

첫째의 GATE선정!! 기뻣지만 또 다른 고민의 시작
첫째의 GATE선정!! 기뻣지만 또 다른 고민의 시작

1. 어느 날 받아온 GATE 선정 결과, GATE가 뭐지?

사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저는 GATE라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습니다. 결과지를 받아보고서야 하나씩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GATE는 Gifted and Talented Education의 약자로, LAUSD에서는 뛰어난 능력이나 잠재력을 보이는 학생을 여러 영역에서 식별(identify)하고 교육적으로 지원합니다.

LAUSD의 GATE 학생 식별 영역에는 Intellectual Ability(지적*능력), High Achievement Ability(높은 학업성취), Specific Academic Ability(특정 학업 영역), Creative Ability(창의성), Leadership Ability(리더십), Visual Arts Ability(시각예술), Performing Arts Ability(공연예술) 등이 있습니다.

첫째가 정확히 어떤 영역으로 선정되었는지는 당시 받은 결과지를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현재 그 결과지가 이삿짐에 들어가 있어 바로 확인할 수 없는데, 제 기억으로는 지능과 학업성취에 관련된 영역이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결과지를 찾으면 이 부분은 정확하게 확인해서 수정하려고 합니다.

당시 결과표에는 그래프와 퍼센트가 표시되어 있었고, GATE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내용과 함께 Gifted Magnet과 관련된 교육 기회에 지원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안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GATE에 선정되면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별도의 ‘영재반’ 같은 수업을 받게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찾아보니 생각보다 구조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LAUSD 안에서도 GATE 학생을 위한 교육 방식은 학교와 프로그램에 따라 달랐습니다.

일반 학교의 수업 안에서 GATE 학생에게 차별화된 교육을 제공할 수도 있고,

별도의 Gifted Magnet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학교도 있었습니다.

즉, GATE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과 특정 Gifted Magnet 프로그램에 다니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었습니다.

저희에게는 이것부터가 새로운 정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첫째가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는 어떻게 되는 걸까?’ 결과를 받은 뒤 담임선생님께 직접 여쭤보기로 했습니다.

첫째의 GATE선정!! 기뻣지만 또 다른 고민의 시작
첫째의 GATE선정!! 기뻣지만 또 다른 고민의 시작

2. 담임선생님의 한마디, GATE 학교로 전학해야 할까?

담임선생님께서는 이미 첫째가 GATE에 선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궁금해했던 학교에서의 교육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당시 Hancock Park Elementary School에서는 GATE 학생들만 따로 모아서 진행하는 별도의 프로그램이 있는 형태는 아니었지만, 담임선생님의 재량 아래 일반 수업에서도 아이의 수준에 맞게 조금 더 심화된 학습이나 도전적인 과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해 주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GATE에 선정됐지만 학교에서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담임선생님께서는 첫째의 선정 결과를 무척 기뻐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 가족이 남편의 방문연수 때문에 미국에 왔고 1년 정도만 머물 예정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셔서인지 몰라도 무척 아쉬워하셨던 모습도 기억납니다. 조금 더 오랫동안 미국에 머물 예정이었다면 GATE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로 전학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이를 매일 교실에서 지켜보는 담임선생님께 직접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저희도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그때부터 GATE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를 본격적으로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관심 있게 알아봤던 곳이 Wonderland Avenue Elementary School의 Gifted Magnet이었습니다.

학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프로그램도 살펴보고, 실제로 옮길 수 있을지까지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욕심이 났습니다. 미국에서 보내는 시간은 겨우 1년이었습니다. ‘기왕 미국에 왔는데 이런 교육을 경험해 볼 기회가 생겼다면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나중에 한국에 돌아가서 그때 전학시켜 볼걸 하고 후회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첫째는 이미 Hancock Park Elementary를 너무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친구들과도 잘 지냈고, 담임선생님과의 관계도 좋았습니다. 매일 즐겁게 학교에 가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신나게 이야기했습니다.

미국이라는 낯선 환경에 어렵게 적응한 아이를 부모가 생각하는 ‘더 좋은 교육’을 위해 또다시 새로운 환경에 넣는 것이 정말 아이를 위한 선택인지 고민하게 됐습니다. 더구나 저희에게 남아 있는 미국 생활은 길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희는 전학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GATE 프로그램의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내린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알아볼수록 경험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은 더 커졌습니다.

다만 1년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아이가 현재 학교에서 누리고 있는 행복한 생활을 함께 생각했을 때, 저희 가족에게는 지금의 학교에 남는 것이 더 맞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봐도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3. GATE가 제게 남긴 것, 한국에 돌아가면 영재원에 도전해볼까?

재미있는 것은 GATE 학교로 전학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오히려 제 생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오기 전까지 저는 첫째와 한국의 영재교육원을 연결해서 생각해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영재원을 준비시켜 봐야겠다’는 생각도 딱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GATE를 계기로 여러 자료를 찾아보고, Gifted Magnet 학교까지 알아보면서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아이가 원한다면 영재원에도 한번 도전해 볼까?’

물론 어디까지나 엄마인 제 생각입니다. 아이가 원하지 않는다면 억지로 준비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GATE에 선정되었다는 사실 하나로 아이를 ‘영재’라는 틀 안에 넣고 싶지도 않습니다.

다만 아이가 조금 더 어려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고,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깊이 공부하는 것을 즐긴다면 그런 환경을 경험할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여기부터는 미국 공립학교를 1년 경험한 한 학부모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자 사담입니다. 미국 교육이 한국 교육보다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두 나라의 교육 환경과 문화가 워낙 다르고 각각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GATE를 알아보면서 개인적으로 부러웠던 것은 공교육 안에서도 아이의 수준과 특성에 따라 다른 교육 기회를 제공하려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는 아이에게 그 아이에게 필요한 지원을 해주는 것처럼, 더 빠르게 배우거나 특정 분야에 높은 관심과 능력을 보이는 아이에게도 그 수준에 맞는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경쟁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아이들을 끊임없이 줄 세우고 비교하면서 불안하게 만드는 경쟁은 분명 경계해야겠지만, 적절한 경쟁과 도전은 아이가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수준과 관심을 가진 아이들이 함께 조금 더 어려운 것을 배우고 서로 자극을 받는 경험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공교육에서는 경쟁이나 아이들을 수준에 따라 구분하는 것에 상당히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느껴왔는데, 미국에서 GATE를 접하면서 ‘모두에게 똑같이 가르치는 것만이 공평한 교육일까?’라는 생각도 처음 진지하게 해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것은 교육 전문가로서의 의견이 아니라 두 나라의 학교를 경험해 본 한 엄마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그리고 GATE 제도 역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GATE는 첫째에게만 새로운 경험을 준 것이 아니라, 엄마인 저에게도 아이의 강점을 발견했을 때 부모가 어떤 기회를 열어줄 수 있을지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국 저희는 미국에서 GATE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로 전학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GATE에 선정된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지금 행복하게 다니고 있는 학교생활을 지켜주는 것. 그리고 아이가 더 배우고 싶어 할 때는 자신의 수준에 맞는 교육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 저는 그 두 가지가 꼭 반대되는 선택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첫째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영재원이라는 곳이 있는데, 한번 도전해 볼래?” 그다음 선택은 아이의 몫으로 남겨두려고 합니다.